top of page

A Long conversation: about possession 

긴 대화 : 소유하는 것에 대하여 

Jia Yoon Solo exhibition

June - 11 July 2020

Side Step 

Curated by mwa press 

Space Supported by Art Space Hue 

삶에서 우리에게 일어나는 많은 순간들은 의미없이 지나간다. 순간이 의미있게 남으려면 일단 걸음을 멈춰야 하고, 꽤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마주보고 서 있으려는 순간의 의지, 우리는 그 선택적 의지를 통해 내가 아닌 타인에게 귀를 기울인다. 

윤지아 작가의 작품 <긴 대화 : 소유하는 것에 대하여>는 작가가 피에르 위그의 작품 무제(human mask)와 마주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작가는 전시장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된 피에르 위그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내면의 변화를 경험한다. 

작품이 주는 생경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그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간직 (소유)하려는 마음, 순간에서 비롯된 시점들이 작가로 하여금 그곳을 계속해서 찾게 만들었고, 작가는 전시가 끝날때까지 주기적으로 전시장을 방문해 그의 작업을 휴대폰으로 촬영해 두었다. 

27540장의 이미지로 남은 피에르 위그의 작품은 영상이 틀어졌던 시간과 함께 낱장의 이미지로 남아 번호가 매겨졌다. 숫자로 가늠할 수 없는 숟한 시간들이 낱장의 이미지로 남았고, 순간을 간직하려는 작가의 태도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아름다운것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인간적인 마음이 묻어 있다. 

이 시간들이 쌓인 후에 낱장의 이미지들은 여러개의 덩어리로 묵직하게 자리를 잡았다. 이 덩어리를모으고 쌓는 동안, 작가는 피에르 위그에게 여러 시간동안 지속되는 가까움을 느꼈을 것이다. 완전히낯선 사람들이 서로 단 한 마디도 나누지 않은 상태에서도 친밀함을 느낄 수 있듯이, 아무런 조건도없이, 자발적으로 윤지아 작가는 피에르 위그와 대화를 나눈 것 같은 친밀함을 갖게 되었고, 이경험들은 윤지아 작가에게 ‘나의 작품’ 이라는 또 다른 형태로 만들어 졌다.

전시장 바닥에 놓인 이미지들은 윤지아 작가가 피에르 위그에게 제안하는 ‘전시제안서’ 를 책으로 만든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예술을 사랑하는 한 작가의 순수한 마음을 발견할 수 있으며, 작가가 고민하는 예술론적 태도와 진정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책은 한 작가가 다른 한 작가에게 보내는 고백이자 독백이며 더 나아가 이 독백이 또 다른 대화로이어지길 바라는 대화의 시도이다.

이 시도가 또 다른 사유와 독백 그리고 대화를 끌어낼 수 있기를 바라며, 전시장에 놓여진 수많은낱장의 이미지들이 윤지아 작가만의 풍경으로 수많은 시간들을 담아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bottom of page